기후위기 대응 선진사례 탐방기 -전주시에너지센터, 성대골사람들
세상이 달라지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효과적인 수단으로 생각하게 되는 건 제도와 정치에 따른 하향식 변화가 먼저 떠오르게 된다. 하지만 집권자가 누구냐에 따라 효과적인 도구라고 생각했던 법과 제도가 하루아침에 폐기되는 경우를 지겹도록 경험하고 있다.
한국은 온실가스 배출 세계 7위이며, 인구 1인당 배출량으로 보면 전 세계 1위의 기후악당 국가다. 대한민국 정부의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시급한 전환이 중요한 이유다. 이러한 시급한 상황에도 세계 시류를 역행하며, 말로만 기후위기 대응을 하는 정부에 대한 비판과 함께 희망을 놓지 않기 위해, 진정한 변화를 이어가기 위해, 시민참여형 에너지전환 활동 사례를 찾고 배우기로 했다.
꽤 많은 양의 겨울비가 내리던 날, 첫 번째 배움의 장소로 전주에너지센터에 다녀왔다. 전주시에너지센터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에너지전환”을 사명으로 시민과 함께 전주의 에너지전환을 앞당기고, 탄소 중립 사회를 만드는 에너지 분야 중간지원조직이다. 전주시에너지센터는 30년 이상 된 노후 건축물을 제로에너지 그린리모델링 후 시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변신했다. 건축물에너지효율등급 1++, 에너지자립률 40%(관리점검 결과 53%로 향상), 건축에너지 관리시스템을 구축하며, 열 차단 차양, 고효율 창호, 단열성능 강화, 고효율 LED 조명, 고효율 냉난방기, 75% 이상 폐열회수 환기장치, 9톤의 빗물저장 시설, 건물 정면과 측면, 옥상에 설치한 태양광 발전 등으로 전주시 친환경 에너지 정책을 가시적으로 보여주는 건물이다.
건물 지하 1층에는 제로 에너지건축 전시실이 있으며, 1층은 에너지자립 무인카페 “조금 느린시간”, 에너지 책방 “전환시점”, 에너지효율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에너지슈퍼마켓, 에너지정보 “온(ON)”,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함께공간 “작당모의”로 에너지전환과 느린 삶을 경험할 수 있는 멋진 장소로 사람들을 맞이한다.
놀라운 것은 건물의 외관 만이 아니라 전주에서 시민과 함께 만들어 온 에너지 운동의 과정이었다. 2015년 전주시가 이클레이(ICLEI) 에너지안전도시 협약을 체결했다. 지방자치단체의 이러한 국제협약 후 인증을 받기 위한 형식적 절차를 많이 보았는데, 전주시는 이를 근거로 시민참여형 제1차 전주시지역에너지계획을 수립(2015.9월)했다. 심지어 지방자치단체는 에너지계획 수립이 의무가 아닌 시기였다. 이어 시민참여형 에너지 시나리오 워크샵을 진행하고, 지역의 활동가, 시의원, 공무원, 전문가가 참여한 전주에너지전환포럼이 2016년 6월 결성되어 현재까지 논의와 협력의 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민관협력의 과정에서 전주시 에너지전환과를 신설하고, 에너지 기금 조성 및 민간분야 실천사업 수행을 하며, 전주시에너지센터를 운영하게 되었다.
| 출처: 전주시에너지센터 |
전주에너지센터는 3대 핵심가치로 시민공감, 탄소제로, 연대협력을 제시하며, 지속적인 시민소통, 재생에너지 수용성 확대, 건물에너지 가치 확산, 에너지전환 공공성 확립을 목표로 에너지전환시민포럼, 전주기 기후변화대응과, 전주시민, 지역내 에너지관련 기관 협약 등으로 왕성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두 번째 배움은 서울시 동작구 상도3, 4동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성대골에너지전환마을의 김소영 대표님(성대골사람들)과의 만남이다. 석탄화력발전소나 핵발전소가 가동되는 지역도 아닌 인구 5만 명 정도의 서울의 작은 동네에서 펼쳐지고 있는 지역 중심의 에너지전환, 협동조합 활동은 주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민주적 과정이며, 실천의 장소가 바로 ‘우리동네’라는 점이다.
김소영 대표는 2011년 3월 후쿠시마에서 핵발전소 폭발사고가 발생한 후 마을에서 3일간 지구촌 불 끄기 행사를 시작했다는 말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동네였기에 더욱 조심스러워 홍보하는 문구를 정하기도 쉽지 않았다는 말도 덧붙였다. 우리동네에서 먼저 시작해보자는 활동은 성대골 절전소(2011, “절약이 곧 생산”…절전으로 에너지 자립 성큼)로 실천하며 에너지를 줄이는 마을 주민의 실천으로 이어졌다. 마을에서 자체적인 시민들의 움직임이 서울시 에너지자립마을 만들기 활동과 조응하며 활동이 커졌으며, 2012년 당시 7개뿐이던 서울시 에너지자립마을은 2021년 기준 150여 개로 확대되었다.
김소영 대표는 작은 동네에서 활동하며 우리 동네의 ‘광장’이 어디인지 질문하고, 그 답을 성대전통시장으로 찾았다. 그리고 선언과 주장만이 아니라, 에너지전환 활동이 우리에게 실질적인 이득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시민들이 체감할 때 확산될 수 있다는 마음으로 협동조합을 구성하고 지원했다.
출처: 김소영
에너지슈퍼마켓과 에너지교육을 중심으로 운영하는 ‘마을닷살림협동조합’, 전국 유일의 중학생이 소유한 학교 태양광을 보유한 ‘국사봉중생태에너지전환 사회적협동조합’, 70년 전통시장 활성화와 동작구 가상발전소 등을 운영하는 ‘성대골에너지협동조합’, 건물에너지 성능개선 및 마을기술학교 등을 운영하는 ‘우리집 그린케어 협동조합’까지 총 4개의 협동조합 활동이다. 협동조합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마을 강사로 학교에서 강의하며 적지만 에너지 활동을 하며 소득이 발생하고, 우리 동네에 올린 태양광 발전으로 에너지 수익을 공유한다. 그리고 이 협동조합들을 지원하며 함께 상생하는 지역 신협은 별도의 저리 대출상품을 개발하고, 신협 공간도 주민들과 공유하고 있다.
여러 정치적 변화에 결국 믿을 것은 주민들의 힘뿐이라고 강조하는 김소영 대표는 위기감을 기회로 바꾸기 위해, 에너지전환 활동을 통한 경제적 이득을 사람들과 나누고자 한다. 그리고 마을이 학교가 될 수 있도록 앎과 삶을 연계하는 만남과 실천을 이어가고 있다.
두 번의 짧은 만남을 통해 긴 시간의 어려움과 지난한 과정까지 한숨에 배우겠다는 욕심은 없었다. 하지만 그 지난함을 견뎌내며, 한발 한발 내디딜 수 있었던 것은 결국 함께하는 사람들과 희망을 키워갔기 때문인 것 같다. 이제 천안에서 우리는 지역을 중심으로 시민, 행정, 전문가를 연결하는 에너지전환 운동을 어떻게 실천할 수 있을지 부지런히 논의하고 실천할 때다.
기후위기 대응 선진사례 탐방기 -전주시에너지센터, 성대골사람들
세상이 달라지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효과적인 수단으로 생각하게 되는 건 제도와 정치에 따른 하향식 변화가 먼저 떠오르게 된다. 하지만 집권자가 누구냐에 따라 효과적인 도구라고 생각했던 법과 제도가 하루아침에 폐기되는 경우를 지겹도록 경험하고 있다.
한국은 온실가스 배출 세계 7위이며, 인구 1인당 배출량으로 보면 전 세계 1위의 기후악당 국가다. 대한민국 정부의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시급한 전환이 중요한 이유다. 이러한 시급한 상황에도 세계 시류를 역행하며, 말로만 기후위기 대응을 하는 정부에 대한 비판과 함께 희망을 놓지 않기 위해, 진정한 변화를 이어가기 위해, 시민참여형 에너지전환 활동 사례를 찾고 배우기로 했다.
꽤 많은 양의 겨울비가 내리던 날, 첫 번째 배움의 장소로 전주에너지센터에 다녀왔다. 전주시에너지센터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에너지전환”을 사명으로 시민과 함께 전주의 에너지전환을 앞당기고, 탄소 중립 사회를 만드는 에너지 분야 중간지원조직이다. 전주시에너지센터는 30년 이상 된 노후 건축물을 제로에너지 그린리모델링 후 시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변신했다. 건축물에너지효율등급 1++, 에너지자립률 40%(관리점검 결과 53%로 향상), 건축에너지 관리시스템을 구축하며, 열 차단 차양, 고효율 창호, 단열성능 강화, 고효율 LED 조명, 고효율 냉난방기, 75% 이상 폐열회수 환기장치, 9톤의 빗물저장 시설, 건물 정면과 측면, 옥상에 설치한 태양광 발전 등으로 전주시 친환경 에너지 정책을 가시적으로 보여주는 건물이다.
건물 지하 1층에는 제로 에너지건축 전시실이 있으며, 1층은 에너지자립 무인카페 “조금 느린시간”, 에너지 책방 “전환시점”, 에너지효율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에너지슈퍼마켓, 에너지정보 “온(ON)”,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함께공간 “작당모의”로 에너지전환과 느린 삶을 경험할 수 있는 멋진 장소로 사람들을 맞이한다.
놀라운 것은 건물의 외관 만이 아니라 전주에서 시민과 함께 만들어 온 에너지 운동의 과정이었다. 2015년 전주시가 이클레이(ICLEI) 에너지안전도시 협약을 체결했다. 지방자치단체의 이러한 국제협약 후 인증을 받기 위한 형식적 절차를 많이 보았는데, 전주시는 이를 근거로 시민참여형 제1차 전주시지역에너지계획을 수립(2015.9월)했다. 심지어 지방자치단체는 에너지계획 수립이 의무가 아닌 시기였다. 이어 시민참여형 에너지 시나리오 워크샵을 진행하고, 지역의 활동가, 시의원, 공무원, 전문가가 참여한 전주에너지전환포럼이 2016년 6월 결성되어 현재까지 논의와 협력의 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민관협력의 과정에서 전주시 에너지전환과를 신설하고, 에너지 기금 조성 및 민간분야 실천사업 수행을 하며, 전주시에너지센터를 운영하게 되었다.
출처: 전주시에너지센터
전주에너지센터는 3대 핵심가치로 시민공감, 탄소제로, 연대협력을 제시하며, 지속적인 시민소통, 재생에너지 수용성 확대, 건물에너지 가치 확산, 에너지전환 공공성 확립을 목표로 에너지전환시민포럼, 전주기 기후변화대응과, 전주시민, 지역내 에너지관련 기관 협약 등으로 왕성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두 번째 배움은 서울시 동작구 상도3, 4동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성대골에너지전환마을의 김소영 대표님(성대골사람들)과의 만남이다. 석탄화력발전소나 핵발전소가 가동되는 지역도 아닌 인구 5만 명 정도의 서울의 작은 동네에서 펼쳐지고 있는 지역 중심의 에너지전환, 협동조합 활동은 주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민주적 과정이며, 실천의 장소가 바로 ‘우리동네’라는 점이다.
김소영 대표는 2011년 3월 후쿠시마에서 핵발전소 폭발사고가 발생한 후 마을에서 3일간 지구촌 불 끄기 행사를 시작했다는 말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동네였기에 더욱 조심스러워 홍보하는 문구를 정하기도 쉽지 않았다는 말도 덧붙였다. 우리동네에서 먼저 시작해보자는 활동은 성대골 절전소(2011, “절약이 곧 생산”…절전으로 에너지 자립 성큼)로 실천하며 에너지를 줄이는 마을 주민의 실천으로 이어졌다. 마을에서 자체적인 시민들의 움직임이 서울시 에너지자립마을 만들기 활동과 조응하며 활동이 커졌으며, 2012년 당시 7개뿐이던 서울시 에너지자립마을은 2021년 기준 150여 개로 확대되었다.
김소영 대표는 작은 동네에서 활동하며 우리 동네의 ‘광장’이 어디인지 질문하고, 그 답을 성대전통시장으로 찾았다. 그리고 선언과 주장만이 아니라, 에너지전환 활동이 우리에게 실질적인 이득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시민들이 체감할 때 확산될 수 있다는 마음으로 협동조합을 구성하고 지원했다.
출처: 김소영
에너지슈퍼마켓과 에너지교육을 중심으로 운영하는 ‘마을닷살림협동조합’, 전국 유일의 중학생이 소유한 학교 태양광을 보유한 ‘국사봉중생태에너지전환 사회적협동조합’, 70년 전통시장 활성화와 동작구 가상발전소 등을 운영하는 ‘성대골에너지협동조합’, 건물에너지 성능개선 및 마을기술학교 등을 운영하는 ‘우리집 그린케어 협동조합’까지 총 4개의 협동조합 활동이다. 협동조합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마을 강사로 학교에서 강의하며 적지만 에너지 활동을 하며 소득이 발생하고, 우리 동네에 올린 태양광 발전으로 에너지 수익을 공유한다. 그리고 이 협동조합들을 지원하며 함께 상생하는 지역 신협은 별도의 저리 대출상품을 개발하고, 신협 공간도 주민들과 공유하고 있다.
여러 정치적 변화에 결국 믿을 것은 주민들의 힘뿐이라고 강조하는 김소영 대표는 위기감을 기회로 바꾸기 위해, 에너지전환 활동을 통한 경제적 이득을 사람들과 나누고자 한다. 그리고 마을이 학교가 될 수 있도록 앎과 삶을 연계하는 만남과 실천을 이어가고 있다.
두 번의 짧은 만남을 통해 긴 시간의 어려움과 지난한 과정까지 한숨에 배우겠다는 욕심은 없었다. 하지만 그 지난함을 견뎌내며, 한발 한발 내디딜 수 있었던 것은 결국 함께하는 사람들과 희망을 키워갔기 때문인 것 같다. 이제 천안에서 우리는 지역을 중심으로 시민, 행정, 전문가를 연결하는 에너지전환 운동을 어떻게 실천할 수 있을지 부지런히 논의하고 실천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