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청년학교] 너의 곁이 되어줄게(3,4강)

관리자
2023-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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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YMCA 자살예방교육 세 번째 시간은 이상은 부센터장(충청남도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님께서 나를 지키며 곁이 되는 길 '생명지킴이 교육'을 중심으로 진행해주셨습니다.

올해 들어 가장 추운 날, 저녁 강의를 들으러 오신 놀라운 참가자분들과 강의를 시작하기에 앞서 잠시 눈을 감고 숨을 고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잠깐이었지만 호흡에 집중하는 시간을 가져본 적이 많지 않았던 것 같더라고요. 이상은 부센터장님께서는 나쁜 일 만이 아니라 결혼, 이사 등 좋은 일에도 스트레스를 느끼고, 성별, 나이에 따라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이 다르다는 것에서 상대방의 상황을 이해하는 첫 과정으로 안내해주셨습니다. 이번에 강의를 들으며 알게 된 사실이 충남의 자살률이 전국에서 가장 높다는 것이었습니다. 스트레스와 같은 위험인자를 견디고 버틸 수 있는 중요한 보호인자로서 주변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의 지지자가 되어주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그러한 보호인자가 늘어날 때 자살을 막을 수 있다고 힘있게 말씀해주셨습니다.


생명지킴이로서 할 수 있는 일
1. 도움 요청의 신호를 놓치지 않기
2. 물어보기
3. 잘 듣기
4. 연결고리 되기 - 전문기관으로 연결



자살을 선택하게 되는 사람들이 보내는 언어적/행동적/상황적 신호가 있습니다. 모든 신호를 다 알아채기가 쉽지 않지만, 평소와 다른 도움요청의 신호를 기억하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아주 사소한 신호라도 느껴진다면 그 사람에게 물어보는 것이 정말 중요합니다. 에둘러 말하지 않고, 혹시 자살을 생각하고 있는지 직접적으로 물어보는 것입니다. 그리고 화내거나, 판단하지 않는 도움이 되는 듣기를 하며, 해결해주는 것이 아니라 고통을 겪고 있는 그 사람의 시간을 함께 견디고 버텨주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자살 위험성이 높은 경우 전문상담기관(1393)을 소개해주고 연결해주며 신뢰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생명지킴이 활동은 남을 지키는 것만이 아니라, 나를 지키는 방법입니다. 나의 마음을 잘 돌보며, 그렇게 알아챈 숨으로 상대방의 숨을 바라보고 곁에서 든든한 지지자가 되어 서로를 잇는 끈이 되는 과정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자살예방교육 마지막 시간은 수원시자살예방센터 백민정 상임팀장님과 함께 '당신을 돕고, 나를 돕는 길'을 주제로 대화와 강의의 방식으로 진행하였습니다. 강의를 시작하며 강사님께서 박준 시인의 시를 읽어주셨습니다. 



몸이 불편한 사람을 돌본다는 것은 그가 걷게 될 길의 돌들을 골라내는 일이고, 

마음이 불편한 사람을 돌본다는 것은 그를 아프게 할 어떤 말과 행동을 걸러내는 일이다. 

돌보는 사람은 언제나 조금 미리 사는 사람이다. 

상대방의 미래를 내가 먼저 한 번 살고 그것을 당신과 함께 한 번 더 사는 일. 


그러니까 돌봄으로서의 요리란

당신이 무언가를 먹고 있는 미래에 혼자 미리 갔다 온 다음,

이번에는 당신을 데리고 한 번 더 그곳에 가는 일이다.

내가 당신을 위해 음식을 만든다는 것은 이 세계가 흡수해도 안전한 것임을 

미리 확인하고 당신에게 그것을 주는 일이다.


- 박준 「우리가 함께 장마를 볼 수도 있겠습니다」






마지막 강의는 기존의 강의식 좌석이 아닌 서로를 바라볼 수 있는 형태로 배치하고, 이 강의를 신청하게 된 계기, 죽음에 대한 경험을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지난 3주 차의 강의를 들으며 자살/자해의 행위를 넘어 그 사람의 외롭고 힘들다는 감정에 집중하여 곁이 되어줄 수 있는 자세가 중요하다는 것, 직접적인 질문으로 자살이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건네는 것의 중요성을 나누었습니다. 지금 자살을 생각하고 있는지, 이전에 자살을 시도해본 적이 있는지, 구체적인 계획을 생각해보았는지를 묻고 한 번 더 생각해볼 수 있도록 전문상담기관(1393)을 소개해줍니다.


앞만을 바라보도록 눈을 가린 경주마처럼 자살만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인 것처럼 느껴질 때를 자살 생각의 비정상적인 상태로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 놓인 사람을 돕고자 할 때 자살에 대한 부정적 견해나 편견을 내려놓고, 그 사람이 느끼는 감정을 다뤄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살에 대한 나의 태도가 내가 돕고자 하는 사람에게 그대로 전해집니다. 섣불리 해결책을 제시하려는 것은 오히려 처벌로 받아들이거나 관계를 끊기게 할 수 있기에 적절하지 않습니다.





누군가의 자살 위기를 돕는 길은 자신을 건강하게 돌보는 것에서부터 시작됩니다. 내가 건강해야 누군가를 도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타인을 돌보는 일과 자신을 돌보는 일의 균형을 유지하는 자기 돌봄을 하고 있는지 스스로에게 질문해봅니다. 나의 상태를 알아차리고, 균형을 회복하고, 문제해결을 위해 다른 사람들과 함께 연결되기를 바랍니다. 천안YMCA에서 진행한 자살예방교육을 통해 서로를 돌보며 생명을 존중하는 안전한 공동체가 확대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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